[아시아경제신문 양혁진 기자]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두고 한나라당내에서도 여전히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야당이 똘똘뭉쳐 국회 인준을 반대키로 한 가운데, 과반의석을 훌쩍 넘는 압도적 의석수로 큰 변수가 없는 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불거진 각종 의혹이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아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충청권이 재보선 지역에 포함되면서 정운찬 후보자의 세종시 수정안를 둘러싼 논란이 두고두고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큰 것도 부담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5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에 타격을 줘 10월 재보선 승리를 위한 국정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국정 공백이 없게 협조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의 포문은 야당을 겨냥하고 있지만 사실상 표결을 앞두고 집안 단속에 들어간 의미가 크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병역기피 의혹등은 상처가 좀 있는게 아니냐"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스런 모습이 너무 많았다. 낙마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없다는 기준 설정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내에선 친이와 친박 계파간의 온도차도 감지된다.

친이계에선 당초 차기 대권후보 반열에 오르길 내심 기대하던차라 실망하는 모습이다.

여권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실용과 친 서민 정책으로 지지율이 상승하던차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기대했던 정 후보자의 청문회 모습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반면 친박계는 정몽준 대표와 더불어 잠재적인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던 정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보며, 대선후보로 부상할만한 인물은 아니라며 내심 안도해 하는 분위기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여러가지 의혹이 있지만 결국 총리로서 결과물을 낼수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 본인이 대권에 생각이 없다고 밝혔는데 더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능력과 도덕성 문제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귀남 불가론'이 제기되고 있어 "모든 걸 다 덮고 갈순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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