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주춤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외상거래 주의보'가 내려졌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도달하는 등 강세장이 계속되며 주식외상거래가 급증했지만 지수 하락으로 '신용 매물'로 인한 손실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은 5조53억원을 기록, 전달 대비 293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3조35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 또한 주식 외상거래가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했던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개별적으로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융자가 지난 24일 기준 4조7881억원을 기록, 전달대비 3225억원이 늘었으며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대신 대금을 지급하는 미수거래 잔액도 1699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스탁론 등 연계신용까지 감안하면 개인이 주식매입을 위해 빌린 빚이 모두 5조6000억원을 웃돌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외상투자는 하락장에서 눈덩이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권사는 현재 대출금의 140%를 최소담보유지비율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담보부족분만큼 반대매매로
나서게 된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올라선 뒤 상승 탄력이 둔화되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식 외상매매는 규모나 증가 속도 모두 위험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개인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데, 반대매매에 따른 신용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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