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국민연금 체납액이 현재 6조4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개월 이상 장기체납보험료가 4조2719억원으로 3년이 넘으면 체납보험료에 대한 징수권이 소멸돼 연금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7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8월10일 기준으로 전체 체납연금보험료는 6조4100억원으로 지역가입자 231만명 5조642억원, 직장 31만5000개소 1조3485억원으로 조사됐다.

체납보험료는 2005년 6조5427억원에서 2006년 7조2430억원을 증가했다가 2007년 7조1645억원, 2008년 6조732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5개월 이상 장기체납액이 4조2719억원으로 전체 체납액 중 66.6%에 달해 국민연금공단의 장기 체납관리가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국민연금법 11조에 의해 3년이 지나면 체납보험료에 대한 징수권이 소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5개월 이상 체납된 보험료 징수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현재 지역가입자 중 체납자 231만명 중 압류 인원은 0.59%에 그치고 있어 국민연금 재정건전성 확보와 노후소득보장 기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가입자 체납자 중 소득이 171만원 미만인 구간에서 93.1%(157만692명)의 체납자가 발생했으며, 이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229만원이다. 반면 소득이 171만원이상인 구간의 체납자는 6.9%(11만6064명)로 1인당 평균 체납액은 561만원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의사, 변호사, 변리사 등 고액 연봉의 전문직 종사자들의 체납액은 총 35억9000만원으로 177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납액이 많은 직업별로는 건축사 14억6300만원, 약사 11억1100만원, 수의사 6억8200만원 순이었다.

손 의원은 "전체 체납 보험료를 5분위로 분석한 결과 소득이 중간이거나 중간 이하의 구간에서 주로 체납을 하고 있어 가정경제의 어려움이 체납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 의원은 이어 "체납보험료를 걷지 못 할 경우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약화되는 만큼 저소득 체납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을 펼치는 한편, 납부능력이 없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고 강력한 징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