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장준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최근 5년간 설계변경으로 8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유정복 의원(한나라당)이 내놓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84회 설계변경을 통해 8조5518억원의 사업비를 늘렸다.

덕소∼원주 복선전철의 경우 지난 1993년 공사 시작 뒤 현재까지 13회의 설계변경을 거쳐 처음 낙찰금액 1조4593억원이 1조9791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천∼여수 복선전철사업은 해마다 거의 2번씩 설계변경을 해 13회 동안 처음 낙찰금액 5303억원 규모에서 7175억원으로 예산이 늘어 공사비 1872억원이 더 들어갔다.

특히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는 지난 2002년 공사 실시 뒤 모두 12회의 설계변경으로 당초 5조6981억원의 낙찰금액이 7조516억원으로 늘어났다.

유 의원은 설계변경이 일어나는 이유로 ▲국책사업의 부실한 기획 ▲지역 개발에 기초를 둔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정치논리 ▲현장 여건으리 제대로 접목하지 못한 부실설계 등을 꼽았다.

유 의원은 “설계변경이 잦은 가장 큰 이유는 현장 공사를 맡고 있는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비를 우회적으로 늘리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라며 “설계변경이 함부로 이뤄지지 않기 위해서는 국책사업을 관리하는 기구를 만들어 사업 초기단계부터 엄밀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장준 기자 this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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