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기찬] 7일 오전 8시30분 인천국제공항공사 여객터미널에 신생아 울음소리가 울렸다. 인도네시아인 다르위나 라스탐(36)이 여객터미널 출발 게이트 22번과 23번 사이에서 몸무게 2.8㎏의 건강한 남자아이(사진)를 출산했다. 국경지대인 여객터미널에서 출산이 있은 것은 처음이다.

라스탐은 이날 오전 6시40분 일본인 남편, 아들(2)과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전 9시45분 일본 가고시마행 대한항공으로 갈아타기 위해 대기하던 중 산통이 왔다. 고통을 못 이긴 라스탐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공항 직원들이 달려왔을 때 아이가 이미 나오고 있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나왔다. 그러나 탯줄이 목을 감아 몸이 파랗게 변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구급대는 코와 입에 들어있던 양수와 이물질을 빼냈다. 그제야 우렁찬 울음소리가 울렸다. 탯줄은 의료센터로 이동하며 잘랐다. 라스탐은 공항신도시의 산부인과에서 후속 치료를 받았다. 라스탐씨는 ＂여행 중 한국에서 이런 경사를 맞아 아주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공항 윤영표 영업본부장은 “택시 안에서 아이를 낳으면 기사가 ‘운수 대통’이라고 좋아하듯 우리에게도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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