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호텔롯데가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기 위해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요청한 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부산.경남지역 면세점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어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금지 조치는 이번이 사상 5번째이며 면세점 업계에 부과한 최초의 시정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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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현재 롯데면세점과 파라다이스면세점이 연간 약 4500억원 규모의 지역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결합시 시장점유율이 97.4%에 달해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부산점과 김해공항점 면세점 운영으로 부산·경남지역에서 64.8%의 점유율을, 파라다이스면세점은 32.6%를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롯데와 파라다이스의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사실상 소멸돼 가격인상 및 소비자 선택기회 감소와 같은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부산지역 면세점들은 서울이나 제주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제한 폐해 발생이 명백하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결합으로 롯데의 상품 공급업체들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져 국내 면세점시장 전체에서 판매가격 조절, 경쟁회사에 대한 신규 브랜드 입점 방해 등 경쟁제한 행위 가능성도 증가할 것으로 공정위는 내다봤다.

아울러 관세청의 시내면세점 특허 요건이 엄격해 신규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이익 침해 우려가 커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경쟁제한 우려가 명백하고 경쟁상태가 결합 이전 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구조적 시정조치를 통해 엄격하게 시정할 것"이라며 "면세점과 같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 있어서는 자산매각과 같은 구조적 시정조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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