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일부 대형 로펌이 맡은 형사사건의 무죄 선고율이 전체 평균 무죄 선고율의 10배에 달해 '전관예우'가 여전하다는 등의 '사법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6~2009년 법무법인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화우 등 이른바 '5대 로펌'에 형사사건 변호를 맡긴 1682명 가운데 14.3%에 해당하는 240명이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냈다.

이는 전체 형사사건 무죄 선고율의 10배 가까운 수치다. 같은 기간 형사 재판을 받은 64만4011명 중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9505명이다.

5대 로펌 가운데 가장 많은 무죄 선고를 이끌어낸 로펌은 김앤장(21.5%)이며 태평양(19.3%)·세종(14.8%)·광장(10.2%)·화우(9.3%)가 뒤를 이었다.

특히 김앤장은 지난 1~7월 수임한 형사사건 재판 43건 중 34.9%인 15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우 의원은 "수천만 원대의 고액 수임료를 받는 대형 로펌의 무죄선고율이 형사사건 전체 무죄선고율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서민들이 더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받는 게 쉽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로펌이 퇴직한 고위급 판검사를 경쟁적으로 영입해 전관예우 혜택을 노리면서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감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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