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에서 피부줄기세포 분리 및 신경세포 분화 성공
윤리논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대체 가능

이훈택 교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일반 피부가 아닌 흉터 조직에서 피부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윤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동물생명과학대학 이훈택 교수 연구팀이 경희대 이보연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제왕절개 수술 흉터를 제거하면서 버려지는 흉터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12일 온라인판에 게재된다.

이훈택 교수팀 관계자는 "제왕절개 수술 완치 환자의 버려지는 흉터 조직으로부터 줄기세포를 분리한 후 성장인자(BMP-4) 처리 과정에서 줄기세포 덩어리 형성을 유도해 성공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를 생산했으며 이들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신경세포들이 자가 세포이식 및 질병치료 등 세포치료제로 활용 가능한 지 여부를 검증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의 피부세포에도 성체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지만 분리 효율이 낮아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일반 피부가 아닌 흉터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해 보다 많은 양의 피부유래 줄기세포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방법으로 생산된 세포의 분화능력이 기존의 성체줄기세포와 유사하다는 것도 확인돼 앞으로 흉터유래 줄기세포의 의학적 활용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1차적으로 신경전구세포의 개발을 통해 자가이식 및 임상이 가능하게 된다.

이훈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성형수술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흉터의 피부조직에서 효과적으로 줄기세포를 분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현재 연구팀은 세포의 이식실험을 통해 당뇨병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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