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장남 결혼식을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보안 속에 치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 실장은 10일 서울시내 한 결혼식장에서 아들 인규 씨의 결혼식을 치르면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 실장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청와대 참모진들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 또한 결혼식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정 실장은 아들의 결혼식 사실을 청와대 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만 알렸고 서울대 교수로 재직 당시 동료 교수 중 일부 인사들에게만 결혼식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특히 대통령실장실 참모진들에게도 결혼식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 실장이 이처럼 장남 결혼식을 극비리에 치르자 청와대 일부 수석들은 "섭섭하다"면서 애교 섞인 항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인의 가족문제로 청와대 직원들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정 실장의 뜻"이라면서 "고위 공직자로서 자중해야 한다는 판단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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