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대한항공이 김포공항 주변 소음 민원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기춘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김포공항에 설치된 소음자동측정시스템을 통해 항공기별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난 항공기 14편 중 13편이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였다. 나머지 1편은 일본항공 소속이었다.

지난해 7∼12월까지 6개월간 적발된 건수는 모두 69건으로, 이 가운데 일본항공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항공 8건, 아시아나항공 2건, 나머지 8건은 북한의 고려항공이었다.

특히 일본항공은 지난해 7~12월 사이 51건이나 적발됐다가 올해엔 1건 밖에 적발되지 않아 관심을 모았다.

일본항공이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해 김포공항 노선에 투입된 항공기의 기종을 저소음 기종으로 변경하는 한편 소음 측정 지점에서 고도를 높여 소음을 줄이는 등 운항 방법을 개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8건에서 올해 13건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에 대해 박기춘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로서 모범은 보이지 못할 망정 소음 민원의 주범으로 꼽힌 것은 문제"라며 "김포공항 주변 소음 피해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적극적인 소음 감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이륙 초반에 엔진 출력을 높이면서 측정 지점에서 고도를 높여 기술적으로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엔진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연료 소모가 많아져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도 있어 고민"이라고 해명했다

또 "운항 횟수가 많고 큰 비행기가 많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데다 정상 운항에서도 기상 여건에 따라 적발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소음 기준이 외국 공항에 비해 엄격하다"며 서울지방항공청에 소음 기준 재검토를 요청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환경의 런던공항의 경우 비슷한 거리의 측정 지점에서 소음 기준이 94db인데 반해 김포공항의 경우 84db 수준으로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김포공항 주변 12곳에 소음자동측정시스템을 설치해 시스템별 소음 기준(79.8∼86.7㏈)을 넘는 항공기를 적발해 서울지방항공청에 통보하고 있다.

통보된 항공기들은 항공기가 착륙할 때 내야하는 소음부담금 만큼의 벌과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예컨대 보잉747-400기종이 395t의 무게로 국제선을 운항할 경우 31만4000원이 추가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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