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잦은 해외여행에 수입차를 보유해도 국민연금은 내지 않는 '얌체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혜택이 돌아오는 건강보험료는 비교적 잘 납부하고 있었다.

20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에게 제출한 '특별관리대상 연금 보험료 체납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월 현재 특별관리대상자 3만8628명의 체납액이 무려 2051억원이었고, 징수액은 체납액의 7.6%에 불과한 155억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관리대상이란 과세소득이 200만원 이상이면서도 6개월 이상, 50만원 이상 국민연금을 체납해 공단이 별도로 관리하는 '악성 체납자'들이다.

체납액 상위 50명에 대해 외제차 소유 여부와 해외출입국기록을 조사한 결과 18명이 최근 5년간 5회 이상 해외를 다녀왔으며, 6명은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민연금 3100만원을 체납한 윤모씨는 최근 5년간 해외를 26번 다녀왔고, 시가 5200만원의 볼보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2800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김모씨의 경우 벤츠 2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5년간 해외를 20번이나 다녀왔다.

한편 특별관리대상자 3만8628명 중 55%가 넘는 2만1300여명은 건강보험료는 체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연금 체납액이 2051억원인 반면 건강보험 체납액은 271억원 수준이었다.

손 의원은 "당장 혜택이 돌아오는 건강보험료는 잘 내면서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연금은 체납하는 '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며 "과세소득이 있는데도 고의로 연금보험료를 체납하는 악성체납자들에 대해서는 모든 자료를 활용해 실효성 있는 징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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