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20일 국제유가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의 고지를 밟으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디젤과 난방유 등 에너지 재고가 급증하면서 가격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은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북반구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난방용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이유다. 약달러 역시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애널리스트는 ‘길었던 65~75달러 시대는 안녕, 70~80달러 시대를 환영한다’는 말로 다가올 고유가 시대를 표현했다.

그러나 난방유와 경유 등을 포함한 증류연료류의 재고량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증류연료류의 재고량은 10년래 최대 수준이다. 미국 화물운송 기업 CSX는 분기 보고서에서 에너지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CSX가 3분기 사용한 연료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는 것.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9월 유럽의 정제유 제품의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아시아 지역에서도 싱가포르의 재고가 8월 이래 사상최대 3배로 불어나는 등 재고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일 컨설팅 업체 JBC 에너지는 “전세계는 아직까지 엄청난 양의 증류연료 재고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드슨 캐피탈 에너지의 크리스 톨프 딜러도 “아직까지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그 어떤 신호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요가 2년간의 감소 끝에 내년부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아파종 원자재 운용의 션 코리건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수요는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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