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중국 법정에 서게 됐다. 파생상품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중국 기업이 모건스탠리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모건스탠리를 법정에 세운 기업은 중국 하이성 주스 홀딩스(Haisheng Juice Holdings)로 모건스탠리의 위안화-달러 환헤지 상품 판매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소송과 관련된 금액이 큰 액수는 아니지만 중국에서 법적 마찰을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로 모건스탠리의 명성에 금이 가게 됐다고 전했다. 또 법정 싸움이 오래 지속될수록 재정적 피해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부 본토기업들이 환율과 상품시장에서 극심한 투자 손해를 본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장외파생시장에 대한 규제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모건스탠리의 법적 분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이성 주스는 모건스탠리가 환헤지 거래에 따른 주의사항과 위험요소 등에 관해 충분히 명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홍콩의 시몬스앤시몬스(Simmons & Simmons) 로펌의 폴 브라운 변호사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한 조항을 더욱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오히려 모건스탠리가 하이성을 고소한 상황이다. 하이성이 헤지 거래와 관련해 적절한 담보물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2600만 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지불하라는 것이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하이성 주스와 관련된 소송이 영국 법정에서만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영국 대법원에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과 관련된 사건만 영국 법원이 전속 관할권을 가지고, 모건스탠리 아시아와 관련된 사건은 중국의 법률이 적용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중국 본토 기업과 외국계 투자은행 사이의 법적 분쟁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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