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전세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무주택자들이 분양가가 낮은 보금자리 청약을 위해서 기존 주택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고, 특히 인근 무주택자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청약에 대한 의지가 강해지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국토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를 발표한 지난 8월 27일부터 두 달간 보금자리 시범지구가 속해 있는 지역의 전세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범지구 중 ▲서울 강남구가 2.21% ▲서울 서초구 3.40% ▲경기 고양시 2.02% ▲경기 하남시 4.34%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는 1.94% 올랐으며 서울은 2.08%, 경기는 1.88% 오르는데 그쳤다.

또 보금자리 예정지와 인접할수록 전세가가 더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하남시에서는 미사지구와 가까운 풍산동 전세가가 7.32% 상승했다. 하남시 전체 상승률은 같은 기간 4.35%이었다. 풍산동 대명세라뷰 124㎡, 우남퍼스트빌리젠트 155㎡가 각각 3000만원씩 상승해 2억4000만~2억6000만원, 2억8000만~3억1000만원이다.

그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서초구(3.40%) 역시 잠원동(7.07%) 다음으로 우면지구와 가까운 우면동(4.41%)과 양재동(5.96%) 일대 상승세가 높았다. 양재동 우성 109㎡가 2500만원 올라 2억4000만~2억6000만원, 우면동 한라 72㎡가 2500만원 상승한 2억~2억2000만원이다.

강남구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세곡지구와 가까운 수서동(2.38%)이 강남구(2.21%) 평균을 넘어서면서 전통적으로 전세가 강세인 도곡동(1.75%), 개포동(2.11%) 등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단 고양시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고양시(2.02%)도 원흥지구와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한 풍동(2.89%) 등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바로 접해 있는 행신동(1.21%)과 화정동(1.22%)은 시범지구 중에서 유일하게 보합정도에 머물렀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을 늦추며 기존주택을 재계약하거나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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