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30대그룹 총수(오너)의 상장사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올 들어 평균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닷컴이 자산총액 순위 30대그룹 총수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지분가치 총액(실명 기준)은 19조5011억원으로 연초(12조6407억원)대비 54.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6.6%(1157.40→1580.6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조사대상자 중 1위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연초 1조3560억원이었던 이 회장의 주식지분가치는 이날 3조7190억원을 기록해 174.3%가 올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삼성전자 보통주 224만5525주와 우선주 1만2398주 등을 실명전환한데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가 올라 보유주식 지분가치도 크게 늘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 들어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연초 1조7659억원에서 이날 4조2434억원으로 140.3%나 상승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정 회장의 지분가치는 연초보다 2조4776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이건희 전 회장이 기록한 2조3629억원보다 1146억원이 더 많았다.

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28억원에서 6554억원으로 123.9% 올라 상승률 3위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2021억원에서 4313억원으로 113.4% 늘어나 연초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30대그룹 총수 가운데 연초 대비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하락한 총수는 6명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주)SK 주식 103만787주를 처분하면서 지분가치가 연초 990억원에서 이 날 27억원으로 급감해 조사대상 총수 중 하락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보유지분이 많은 SK C&C(지분율 44.5%)의 상장을 앞두고 있어 이 회사가 상장될 경우 최 회장의 상장사 주식지분 보유액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 들어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1052억원에서 743억원으로 29.4% 감소했으며,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연초 1조6379억원이던 지분가치가 1조3629억원으로 16.8% 감소했다.

이외에도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14.0%)과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4.1%), 이수영 OCI그룹 회장(-3.4%)도 연초에 비해 지분가치가 하락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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