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세계 최대 구제금융 은행이라는 오명이미국 씨티그룹에서 영국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로 넘어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RBS에 255억 파운드(42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것.

블룸버그통신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날 RBS 자금지원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영국 최대 모기지업체 로이즈(Lloyds) 뱅킹에도 56억 파운드의 추가 지원을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는 RBS와 로이즈뱅킹의 지분을 각각 70%, 43%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의 RBS는 정부지원금만 총 455억 파운드(745억 달러)에 이르러, 450억 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받은 미국의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정부지원을 많이 받은 은행이 된다.

영국 정부가 은행권에 총 310억 파운드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여론은 냉담한 반응이다. 투입된 자금 규모가 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의 8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고액연봉이 또 다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The 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금융권의 보너스는 작년에 비해 50% 이상 인상될 예정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빅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권에 대한 정부지원을 지켜보면서 대중들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고액 보너스를 받고 있는 은행들이 정작 대출에는 인색하다"고 전했다.

한편 RBS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인해 영국 지점에서만 3700명을 감원할 뜻을 밝혔다. 특히 소비자 은행 부문에서 향후 2년에 걸쳐 인원 감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300개에 달하는 은행 지점을 매각하고 투자은행 부분을 축소하는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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