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실적도 좋고 탄탄한 타 제약기업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경쟁사지만 참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죠" "상황이 이러니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해서든 백신, 신종플루와 같은 이슈에 편입되려 하는 것 아니겠어요?"
　
유가증권 상장사인 한 제약관련기업 관계자는 제약주들의 주가와 실적이 따로 노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종플루의 유행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제약주 투자자들이 실적보다는 호재성 재료에만 배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대표 바이오기업인 알앤엘바이오(생체줄기세포 연구개발 기업)의 주가는 올들어 481.0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4.7% 오른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대비 13배 이상 오른 수치다.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다 보니 손바뀜도 활발해 알앤엘바이오의 올해 회전율은 3600%를 넘어섰다.
　
폭등한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실적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7월22일 2분기 영업이익이 16억62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7% 감소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반면 제약업계 빅3에 드는 한미약품의 경우 실적 및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 10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3월 한 때 14만9000원까지 상승해 40%이상 올랐으나 현재(2일 기준) 주가는 11만2500원으로 다시 하락해 지난해 연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도 실적은 괜찮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6일 3분기 영업이익이 124억원을 기록, 전년도 117억원데 비해 5.8%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12% 증가한 1558억원이었다.
　
유한양행의 상황도 한미약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한양행의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12.21% 하락했다. 유한양행은 처음 신종플루가 발생했던 지난 4월 말 자회사 유한화학공업이 타미플루 중간체를 공급하고 있다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상한가를 기록한 이틀 뒤인 지난 4월29일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자 오히려 주가는 1.2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경우 어느 업종보다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며 "이제는 실적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전통제약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