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은 4일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 "김정일 위원장은 협상을 오래하면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다돼서 대통령이 바뀌고 한국 대통령도 바뀌고 중국 대통령도 바뀌고 그러면 또 다시 (협상) 할 거라고 생각한다. 무한정 다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주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 북핵 일괄타결방안인 그랜드 바겐 구상 제안 배경을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북한이 핵 포기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고 완전한 타결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 이후 대화복귀와 보상, 핵실험 등 오락가락 행태를 보인 것을 비판하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그랜드 바겐 구상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2005년도 북한과 협정을 서로 서명한 것이 있다"면서 "스텝바이스텝이라고 해서 한 단계 지나면 보상하고, 또 한 단계 지나면 보상하고 했다. (북한은) 그 이후에 1차 핵실험했다. 그 다음에 6자회담 안 나오다가 다시 나오는 과정을 밟으면서 금년까지 우리가 단계별 지나면서 각국이 에너지라든가 여러 보상을 약속대로 했다. 그런데 다시 2차 핵실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우리 6자회담국은 지원할 것을 다했다. 지원한 건 다시 받아올 수도 없다"면서 "그러면 이건 20년이 흘러도 북한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랜드 바겐 제안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 하토야마 일본 수상,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설명했다"면서 "북한의 핵 포기 의지를 확인하고 북한이 포기하면 북한이 원하는 것이 뭔가 확인해서 협상을 하자는 것이다. 아주 현실적인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없이는 남북한 협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남북경협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선(先)비핵화를 주문하면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복귀해 일괄타결 방안 등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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