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전 국민의 신종플루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플루 테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여기가 꼭지다'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국가전염병 재난단계가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되고 신종플루 대책본부가 가동되던 첫날 플루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했던 관련주는 차익실현에 바빴다.

4일 신종플루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는 엿새 연속 하락, 신종플루 재난 단계 상향 조정에 대한 추가 랠리 기대감을 져버렸다. SK케미칼과의 협력으로 수혜주로 주목받은 씨티씨바이오도 이틀 연속 급락하며 수혜주 관심권에서 벗어나고 있다.

부담스러운 주가에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제약주 수혜는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증권가에서도 녹십자를 포함, 제약주의 추가상승이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플루 단계 격상이 녹십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백신공급 관련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는 이미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반영돼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은 충분해 전염병 대유행시 정부가 1716만명분 이외 추가로 백신을 비축하고자 하는 것도 제약회사들에게 특별한 호재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손세정제, 마스크, 신종플루 진단키트 제조사 등 신종플루 파생주들도 최근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 파루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틀 연속 10% 이상 빠졌고 웰크론은 이틀째 하한가다. 신종플루 진단키트를 내 놓은 고려제약은 물론, 바이오니아, 에스디, 제넥셀 등도 그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하락했다.

신종플루로 인한 휴교령으로 온라인교육주가 뜰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받았던 메가스터디는 닷새째 하락하며 그간 급등분을 반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이 기회를 틈타 속속 유상증자 결정 소식을 내놓으며 주가가 고꾸라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지코앤루티즈는 지난 2일 발행주식의 약 67%에 달하는 25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히면서 사흘째 급락세다. 지난달 파루도 신종플루 수혜주로 주목 받다가 220억원 규모의 유증으로 주가 폭락의 '쓴 맛'을 본 적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