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해상 시운전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닻을 올렸다. 한국은 남극에 기지를 만들어 진출한 20개 국가 중 폴란드와 더불어 독자적인 쇄빙 연구선이 없어 세종기지 보급이나 남극 연구 등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아라온호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이같은 어려움은 해소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쇄빙연구선의 선명(아라온)을 공포하기 위해 6일 오후 3시 인천내항 제1부두에서 쇄빙연구선 '아라온'의 인도명명식을 개최한다.

아라온호의 선명은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누비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선명은 지난 2003년도에 남극에서 활동하다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故전재규 대원의 모친인 김명자씨(52세)가 공포한다.

아라온호는 중간 보급없이 한번에 70일간 약 2만 해리(3.7만km)를 항해할 수 있다. 1m 두께의 얼음을 3노트(시속 약 5.6km)로 연속 쇄빙할 수 있으며 선수는 특수 철강재로 일반 선박에 비해 2배 이상 두껍게 만들어졌다. 이에 연속 쇄빙이 어려운 두꺼운 빙판의 경우 선체의 무게로 얼음을 깨뜨릴 수 있도록 무게 중심점의 이동이 가능토록 설계됐다.

또 극한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갑판 전체에 열선을 깔았으며 선체가 얼음에 갇힐 경우를 대비해 좌우로 움직여 얼음을 깰 수 있도록 선수에도 추진기를 장착했다. 선체는 얼음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물·공기를 분사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여기에 아라온 안에는 음파를 이용해 해저 형상을 3차원으로 재생할 수 있는 다중빔 해저지형 탐사기기(Multi-Beam echo sounder)를 비롯, 60여 종의 첨단 장비를 갖춰 극지의 해양생물·지질, 기후변화 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헬기(KA-32C / 최대 5000kg 적재)도 탑재돼 쇄빙 연구선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 위치한 기지에 보급활동을 펼치거나 남극기지 건설, 각종 탐사 등을 이행할 수 있게 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극지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과 경쟁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래 자원 확보, 남극 제2기지 건설, 북극해 항로 개척 등 우리나라 미래 개척에 있어 아라온호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아라온'호는 인도명명식을 마치면 다음달 19일 남극으로 처녀 출항해 약 84일간에 걸쳐 쇄빙능력 시험, 남극 제2기지 후보지에 대한 정밀탐사 등을 수행한 후 내년 3월 12일 인천항으로 다시 입항한다.

이날 행사에는 정 장관을 비롯,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 안상수 인천광역시 시장 등 국회·지자체 및 관계 연구기관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