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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초고속 성장비결은 무엇? - WSJ

최종수정 2009.11.13 09:57 기사입력2009.11.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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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창사 40년만에 미국과 일본의 선발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삼성전자의 초고속 성장 비결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삼성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업체인 휴렛패커드의 매출액을 따라잡게 됐다며 삼성의 성장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WSJ는 삼성의 규모가 연간 매출액이 1100억달러인 HP에 육박한다며 삼성은 더 이상 일본업체들을 뒤쫓는 기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삼성이 부품이나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IBM이 지난 1980년대에 밟았던 경로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TV, 휴대폰, 컴퓨터, 프린터 등의 가전제품 분야에서 상당한 수익을 보고 있는 동시에 경쟁업체에 반도체나 LCD와 같은 부품을 판매해 매출의 3분의 1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삼성은 텔레비전 (TV) 부문에서 소니를 3년 전 따라잡았고 노키아에 이어 2위 핸드폰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WSJ는 가전제품과 부품 사업부를 철저히 분리한 삼성의 사업구조가 주효했다며 삼성은 다른 경쟁업체들과 불화를 줄이기 위해 각 사업부별로 외부 업체와 똑같은 조건으로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스틸 삼성전자 상무는 “사람들은 삼성이 사업부를 수직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부품과 제품 사업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우리는 사업부별로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놀라운 것은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삼성은 커진 규모를 바탕으로 혁신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LCD TV 프리미엄 라인 출시를 위해 지난 3월 5000만달러를 투입한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삼성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2020년까지 매출을 40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자는 것. 이는 전세계 매출액 1위인 월마트에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신의 극찬은 WSJ뿐만이 아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의 7~9월 영업이익이 소니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9개 전자기업이 올린 영업이익의 배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경기침체에 투자를 줄인 일본업체들과 달리 삼성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반도체와 LCD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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