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는 한편 달러화 약세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연설에 참가한 버냉키 의장은 이례적으로 달러화 약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달러 가치의 변화가 주는 의미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달러의 변동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연준이 감독을 할 것"이라 전했다.

또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반등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달러화 상승 신호로 볼 수 있다"며 "강달러가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수출에서 미국의 약달러로 피해를 본 각국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당분간 금리인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연준이 펼치고 있는 저금리정책을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회복속도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내년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권 유동성 경색과 취약한 고용시장이 경제의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은행이 대출을 꺼리게 되면 일부 기업들이 사업 확장과 신규채용에도 지장이 생기게 된다"며 "일자리는 당분간 구하기 힘들 것이고 가계들도 소비를 꺼리게 될 것"이라 전했다.

실업률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가장 큰 문제"라며 "그러나 경제성장이 완만한 속도로 이뤄진다면 신규 일자리도 늘어나면서 실업률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이라 전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실업률은 10.2%로 2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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