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우리자산운용이 리먼브러더스 관련 펀드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에 대해 즉각 항소할 방침임을 밝혔다. 약관, 약정상 위반한 사항이 없고 거래상대방 변경 등도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23일 이정철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판결문 입수 후 충분한 검토와 함께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자산운용은 '우리2Star파생상품간접투자기구 제KW-8호'에 대한 지난 20일 1심 판결결과와 관련, 동일 법원에서 2건의 재판결과가 상이하게 나왔다"며 "본건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정확한 판결이유 등을 분석해 항소 등 상급심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현재 3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1건은 우리자산운용이 승소해 수익자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고 1건은 아직 1심에 계류 중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번 패소 판결에 대해 파생상품 발생회사를 당초 BNP파리바에서 리먼브러더스로 변경한 사항이 법원에서는 약정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판매사가 아닌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함께 책임을 물은 것은 수탁사가 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판단, 추후 공동 대응도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의 조상욱 변호사는 "이 펀드의 투자설명서에는 거래상대방이 기대돼 있으나 거래상대방을 임의로 변경하지 못한다는 제한내용은 없고 관련 법규와 펀드의 약관 어디에도 이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며 약정 위반으로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 수익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거래상대방을 변경할 수 있는 재량이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임범석 부장판사)는 주가연계펀드(ELF)에 투자했다가 투자금 전액을 날린 강모씨 등 214명이 운용사인 우리자산운용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집단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 손해액 61억원을 전액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모씨 등은 지난 2007년 6월 우리자산운용의 주가연계펀드 '우리투스타파생상품KW-8호'에 투자를 했는데, 당시 우리자산운용은 투자 설명서에 해외 금융사인 BNP파리바가 발행하는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우리자산운용은 당초 설명과 달리 거래처를 미국 리먼브러더스로 임의 변경했고, 이 회사가 파산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이와 관련 투자자 측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신아의 이종수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운용사 측의 임의 변경에 대한 부분을 충분한 자료와 함께 직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앞서 소송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피고 측의 움직임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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