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게임이나 인터넷 등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확대되면서 휴대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CPU)가 '1GHz 벽'을 넘어서는 등 속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프로세서를 장착한 휴대폰을 내년 초 LG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은 휴대폰 칩셋 메이커인 퀄컴이 개발한 차세대 프로세서로, 기존의 음성통화 기능에 3D 그래픽, 모바일 TV 등 컴퓨팅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속도는 현존 휴대폰 CPU 중 가장 빠른 1GHz를 자랑한다.

LG전자 휴대폰은 3.5인치 풀터치폰으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오즈'(OZ)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장착해 자사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엑스포(LG GW820)’를 미국 시장에 출시, 속도 경쟁에 불을 지핀 바 있다.

팬택계열도 내년 2분기에 '스냅드래곤' 프로세스를 장착한 고성능 휴대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에서 출시되는 이 제품은 3.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디빅스(DivX) 플레이어와 위성항법장치(GPS), 와이파이, 그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다. 팬택은 내년 5∼6개 모델에 스냅드래곤을 장착해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 외에도 자체 제작한 1GHz 모바일 CPU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 9월 대만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 2009'에서 ARM사의 최신 코어(Core) 'CORTEX-A8'을 기반으로 한 저전력 1GHz급 모바일 CPU를 발표한 바 있다. 이 CPU는 업계 최초로 풀(Full) HD급 고해상도 동영상 녹화와 재생이 가능해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휴대폰 중에서는 삼성전자 옴니아2가 800㎒급 프로세서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열풍에 따라 휴대폰에서도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요구되면서 고성능 CPU가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CPU가 1GHz의 벽을 넘어 노트북 PC만큼이나 빠른 속도를 지원함에 따라 문서작성, 게임, 인터넷 등 다양한 작업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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