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유럽연합(EU)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를 둘러싼 반독점 분쟁이 10년 만에 끝이 났다. MS가 EU에 인터넷 사용자들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든 것.

16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유럽연합 경쟁위원회 닐리 크로스(Neelie Kroes) 위원장은 이날 윈도 사용자들에게도 모질라, 애플, 구글과 같은 11개 경쟁업체들의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도록 MS와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수백만의 유럽 소비자들이 원하는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본 브라우저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어를 쓰고 있는 유럽의 윈도 사용자들은 내년 3월부터 원하는 웹브라우저로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MS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시 글로벌 연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와 MS의 합의안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또 EU는 이번 조치로 다른 라이벌 웹브라우저 업체들의 제품 개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웹 전문조사기관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웹 시장에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56%에 달하며, 파이어폭스(Firefox)가 32%, 오페라(Opera)는 2%에 불과하다.

이날 MS는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지속돼온 반독점 문제가 해결돼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도 MS는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어 끼워팔기로 EU의 반독점 혐의에 걸려 16억8000만유로의 벌금 낸 적이 있다.

그러나 MS는 27개 EU회원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사용자들에게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제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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