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여성 화장실이나 여성전용 주차장 등 여성을 위한 시설물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이 서울시 후원으로 지난 10월5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서울시내 백화점 22개 점포와 대형마트 54개 점포를 집중 점검한 결과, 롯데백화점 미아점과 롯데마트 중계점이 여성 편의시설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뒤를 이었으며, 대형마트 부문에서는 이마트 월계점, 롯데마트 구로점, 롯데마트 영등포점, 홈플러스 방학점 등이 여성 편의시설 우수점포로 선정됐다.

여성화장실의 변기 수를 법적 기준에 맞춘 백화점은 12곳(54.5％), 대형마트는 14곳(25.9%)에 불과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 화장실의 변기 수는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서울시 조례와 가이드라인에 여성 주차장은 사각이 없는 밝은 곳에 위치하고 조도는 130룩스(Lux)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여성우선 주차장이 설치된 53곳의 점포 중 이 조건에 충족하는 곳는 백화점 12곳(66.7%), 대형마트 19곳(52.8%)에 불과했다.

한편, 소비자시민모임은 오는 18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이번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은 점포를 대상으로 '우수 여성 편의시설 백화점·대형마트 선정식'을 연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서울시와 함께 지속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여성 관련 시설을 평가해 유통업체들의 자발적인 경쟁을 통해 여성을 위한 공간이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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