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승부 - 정몽준 회장, 도전적 성장 - 구본무 회장
파·부·침·주 - 최태원 회장, 도전정신 무장 - 정준양 회장
유동성 확대 - 김준기 회장, 창조적 발전 - 최지성 사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공격경영을 실천하라."

2010년 호랑이띠해(경인년)을 앞두고 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특명'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마케팅으로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월한 실적을 거둔 국내 기업들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처럼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극복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올해 실적 목표 달성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퀄리티''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내년에는 질적인 면에서 세계 어떤 브랜드와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경쟁 브랜드의 구조조정 완료와 주요 브랜드 간의 합종연횡 등 시장 상황이 현대기아차에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품질로 승부를 내야할 시점에 봉착했다. 보다 긴장감을 갖고 업무에 헌신해 달라"고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계열사 CEO들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내년 사업목표는 올해보다 높게 잡아라"고 주문했다. 불투명한 미래 경영환경 등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움츠리지 말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 올해보다 높은 도전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의 주문은 단순히 수치적 목표의 상향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다. 전 계열사들이 단기처방식의 근시안적인 목표를 세우던 경영형태를 버리고 미래를 주도하는 적극적 경영활동을 격려하기 위한 주문이라는 게 LG그룹측의 설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대 관심 시장인 중국과 관련,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4자성어를 인용해 중국사업의 틀을 처음부터 다시 짜라고 강조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일컫는 말이다. 특히 최 회장은 "임원들이 책상 앞에서 펜대만 굴리지 말고 현장으로 뛰어 나가라"면서 현장경영에 전 직원이 매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최지성 사장도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창조적 조직문화, 즉 아이디어와 도전이 장려되고 실패가 용인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취임사를 통해 밝혔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인재들이 전세계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도전을 추구하고 장려하는 문화를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도전정신을 고취하려면 도전적인 실패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용인해야 한다"면서 "기업가정신은 곧 도전정신이며, 도전하는 문화가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문화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의 경우 내년을 "과거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운 시기"라고 정의 내리고 역할분담과 철저한 실행으로 완벽한 팀워크를 이뤄낼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경영환경을 대비해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고객감동경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면서 "내부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신성장동력 사업이 미래 엔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내년 경영목표로 '유동성 확대'로 잡고, 부채 규모를 4000억원대로 줄이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올해 사재 출연으로 알짜 계열사인 동부메탈 매각을 막고 반도체(동부하이텍)의 금융부담을 줄인 김 회장은 철강사업과 반도체 등 양대 주력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추가 투자에 대비한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박용현 두산 회장은 내년에도 여전히 인수ㆍ합병(M&A)이 그룹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사람의 성장으로 사업의 성장)전략'을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M&A를 추진하겠다"면서 "그룹 전체 매출의 0.3%를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해 두산만의 차별화 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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