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2009년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 중 MBC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이 연기한 미실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히 박혔다.

미실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드라마 사상 전무후무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미실만큼 카리스마 넘치고 악역이면서도 논리적인 캐릭터가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적은 없다. 맞수인 덕만(이요원 분)의 멘토가 될만큼 미실은 강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냉철함은 '냉혈한'에 가깝다. 심지어 권력을 위해서는 자신의 아들조차 버리는 캐릭터가 미실이다. 하지만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고 '제갈공명'에 버금가는 지략으로 상대방을 질리게 만든다. 이같은 입체적인 캐릭터의 성격은 미실을 2009년 최고의 드라마 캐릭터로 만들었다.

게다가 이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고현정은 완벽하리만큼 표현해냈다. 오버하지 않는 표정연기와 똑부러진 대사톤으로 미실을 완성해낸 것. "살짝 입꼬리만 올려, 그래야 강해 보인다"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백성들은 진실은 부담스러워합니다. 희망은 버거워합니다. 소통을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등 명대사를 다른 이가 했다면 고현정의 연기만큼 보는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은 연기 변신이라고 할만큼 그동안의 연기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봄날'이나 '히트' 등에서 보여준 여성상과는 또 다른 여성캐릭터이지만 완벽히 표현해냈다. 고현정 연기의 끝을 궁금하게 만든 작품이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미실의 힘은 극중 미실이 사망한 후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하락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캐릭터가 얼마나 '선덕여왕'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나를 방증하는 것. 앞으로 또 언제 미실 같은 파격적인 캐릭터가 한국의 드라마 속에서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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