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100명이 넘는 충남 홍성군청 공무원들이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문서를 꾸며 군 예산 수억 원을 빼돌렸다가 검찰에 걸려들었다.

23일 홍성군 및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 홍성지청(지청장 김용호)은 2005년부터 올 10월까지 물품구입을 가장해 서류를 허위 작성하는 방법으로 7억여 원의 군 예산을 쓴 홍성군청 공무원 108명을 적발했다.

또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무기기업체 대표 등을 적발, 이 가운데 6급 공무원 A씨 등 2명을 사기 및 허위공문서 작성혐의로 21일 구속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7급 공무원 B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하고 36명은 약식명령청구, 나머지 공무원 65명은 관계기관에 징계통보조치를 내렸다.

징계통보가 내려진 일부 과장급공무원 2명은 예산을 빼돌린 부하직원으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50만원씩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무기기업체?대표 C씨로부터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허위지출품의서를 만드는 수법으로 4496만원을 빼돌려 생활비와 유흥비로 쓴 혐의다.

함께 구속된 7급 직원 D씨도 같은 방법으로 빼돌린 3941만 원 중 1700만원을 군내 고급 유흥주점에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결과 이들 공무원은 돈이 필요할 때마다 납품업자와 짜고 허위서류를 작성, 군청 재무과 경리담당자가 업체에 대금을 주게 한 뒤 업체로부터 ‘세금’ 등의 명목으로 20~25%를 뺀 나머지 돈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관계자는 “불법적인 예산 가로채기는 일부 부서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심지어 예산불법사용을 감시·감독해야할 부서까지 있는 등 전체부서에 퍼져있는 것이어서 ‘관행적 행위’를 넘어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들 공무원들이 가로챈 7억여 원에 대해 관계기관으로 하여금 모두 거둬들이도록 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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