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과 양안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한편 대만은 미국산 쇠고기에 금수조치를 발표한 것.

특히 그동안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대만의 이번 조치는 내년 상반기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볼 수 있는 경제협력 체제협정(ECFA)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향후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대만 입법원은 지난 29일 광우병 위험이 있는 부위에 대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대만은 지난 10월 미국과 30개월 미만의 쇠고기에 대해서 수입을 전면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국민적 반대에 직면했다. 연일 시위가 이어졌고 일부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 국민투표를 시행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번 입법원의 합의는 이와 같은 범국민적 의사가 반영된 것.

미국 무역대표부와 농림부는 대만의 이와 같은 조치에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강한 실망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대만 정부 역시 이로 인해 미국과의 FTA 논의가 무기한 연기될지 모른다며 의회를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워싱턴에 대표단을 파견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30일(현지시간) 중국산 강철 파이프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 철강 회사들은 최고 145.18%의 관세를 내야 한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중국 철강업체들이 중국정부로부터 28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헐값에 철강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로 미중 정상회담 후 진정국면에 들어섰던 양국 간 무역분쟁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미국 오바마 정권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25~3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닭고기와 자동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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