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최근 국내 '키코재판'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F.엥글 미국 뉴욕대 교수가 기업 측 증인으로 증언한 데 이어 이번엔 스티븐 로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가 은행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변현철 부장판사)는 수출입 업체 도루코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키코 투자손실을 책임지라"며 낸 소송에서 은행 측 신청에 따라 로스 교수를 내년 1월21일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31일 밝혔다.

로스 교수는 차익거래결정모형(arbitrage pricing model)을 체계화한 권위자다. 그는 법정에서 키코 사건의 쟁점 중 하나인 옵션 가격 책정 문제에 관해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엥글 교수는 지난 17일 재판에 참석해 "은행이 수출기업에 판매하는 환(換)헤지 파생상품 '키코'는 처음부터 은행에 유리하게 만들어졌고 은행과 기업 간 키코 계약은 불공정 계약일 가능성이 높다"고 증언했다.

엥글 교수와 로스 교수의 증언 내용은 키코 투자손실을 둘러싼 기업과 은행 간 소송에서 양 측 증거자료로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내릴 경우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외화를 은행에 팔 수 있도록 해 기업과 은행이 환 위험을 상쇄하는 파생상품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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