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의사의 잘못된 처방대로 환자에게 위험한 약을 투약해 의료사고가 났다면 간호사에게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전직 간호사 A씨(53·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00년 3월 모 종합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의사가 잘못 내린 처방에 따라 복부종양 제거와 피부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단계에 있던 환자에게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수술용 마취보조제를 투여, 환자를 의식불명에 빠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유죄 판단은 인용하면서도 A씨가 평소 간호사로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들어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사고가 주로 다른 사람들의 과실 때문이라고 해도 피고인의 책임을 면제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피해자의 상해가 발생했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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