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아파트 감정가 시세보다 15% 가량 높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요즘 법원 부동산경매 물건 중에는 유독 1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가 많다. 경기침체, 부동산가격 하락 탓만 하기에는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응찰자 수와 낙찰률, 낙찰가 총액 등 각종 경매지표들은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데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감정가격이다. 경매는 부동산을 시세보다 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인데 시세 변동이 심한 상황에서 감정가격(신건 최저 입찰가격)이 시세보다 높다보니 유찰 안될 재간이 없다.

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은 83.88%로 11월 대비 1.1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9월 90.50%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10월 87.45%, 11월 85.05%) 내리막이다.

실제 지난달 경매로 나온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 감정가(총 물건 감정가총액을 총 물건 수로 나눈 값)는 4억5247만원으로 수도권아파트 평균매매가 3억9455만원보다 14.68%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상으로 보자면 수도권 아파트를 감정가의 85% 이하로 낙찰 받아야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서울아파트 건당 평균 감정가는 6억8352만원인데 매매가는 5억8226만원으로 감정가가 매매시세보다 17.39% 높았다. 경기도는 시세 대비 감정가가 16.14%, 인천은 11.01% 높았다.

경매 부동산의 감정가와 시세의 가격차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경매 절차상 감정평가는 매각준비 기간 초반부에 진행되는데 첫 매각은 대개 감정평가 시점으로부터 빠르면 3~4개월, 늦으면 6개월 후에 이뤄진다.

이정민 디지털태인(www.taein.co.kr) 팀장은 "요즘 같은 약세장에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탔던 지난해 6~8월쯤 감정평가 된 물건들이 나오다 보니 낙찰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대출규제 이후 감정평가가 진행된 물건들이 나오기 전까지 낙찰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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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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