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남자승무원 채용문제를 둘러싸고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과 국가인권위원회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인권위측은 승무원 모집과정에서 남성이 차별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여성승무원만 별도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이 현재 객실 승무원을 충당하는 방법은 두가지다. 우선 일반직 공채입사자들을 대상으로 사내파견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객실 여승무원만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 인권위측은 후자, 즉 따로 승무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여성직원들만 뽑는 관행을 문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사내 파견제도만으로 100% 인력을 충원할 수 없어 모자라는 부분에 한해 별도로 채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여성직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근속기간이 짧아 사내파견으로는 인력부족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사내파견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모든 직원들이 항공업무와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는 그룹 측의 인사방침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권위측은 "객실승무원의 기본업무는 비상탈출 등 안전업무이며 고객서비스업무 역시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닌 점을 감안할 때 남성에게도 공채응시기회를 주지 않는 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국내외 다른 항공사들은 모집과정에서 별도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이같은 정책이 모집과정에서 확실한 기준을 두고 있어 오히려 혼선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승무원 채용전문학원인 아바서비스커리어센터 관계자는 "자체적인 선발기준이 100% 공개되지 않는 이상 남성과 여성 모두 지원을 받은 후 여성만 뽑는 것 보다는 낫지 않는냐"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 한 관계자 역시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면 대한항공만이 아니라 대부분 항공사들이 여성 위주로 승무원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문제시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제 운항과정에서 남성 승무원의 비율은 10% 남짓이며 실제 승무원 지망생 가운데 남성비율도 이와 비슷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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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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