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새로운 물건을 보거나 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물건을 보면 '이 물건은 누가 만들었을까, 이런 제품은 누가 생각해냈을까?' 궁금해진다. 자동차나 전화기처럼 발명가가 유명해 모두 잘 알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반면 시계나 책상과 의자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가까이에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누가 처음 만들었고 어떻게 생겨나게 된 걸까?
　
신용카드는 로봇이나 우주선이 실제로 개발되기 이전에 이미 소설 속에서 등장했던 것처럼 꽤 오래 전에 책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1888년 미국의 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i)는 그의 저서 'Looking Backward'에서 화폐가 없이 모든 생필품의 구입 및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급 결제 수단을 설명하면서 '크레딧카드(Credit card)'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 신용카드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셈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894년에는 미국 호텔 크레디트 레터 컴퍼니(Hotel Credit Letter Company)가 신용카드를 개발해 원시 개념의 신용카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용카드가 외상구매수단으로써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14년 오늘날 모빌 오일(Mobile Oil)의 전신인 제너럴 페트렐리움 코퍼레이션 오브 캘리포니아(General Petroleum Corporation of California)가 외상판매를 위한 카드 발급을 개시하면서 부터다. 1915년이 되면서 소규모 호텔, 상점, 전화회사, 철도회사 등이 매월 신용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Shopper Plates'라 불리는 코인이나 토큰을 발행하게 되고, 이 때를 신용카드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다.
　
즉 작은 불편이 유레카를 창조한 것이다. 현대의 신용카드 개념은 1950년 미국의 사업가인 프란시스 맥나마라(Francis Mcnamara)가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다가 지갑을 호텔에 두고 와 낭패를 겪게 된다. 그는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한 동료들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현금 없이도 자신의 신용도를 보이는 것 만으로 결제를 대신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친구이자 변호사인 랄프 슈나이더(Ralph Schneider)의 도움을 받아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사인 다이너스 클럽(Diners Club)을 만들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겪은 곤란한 기억이 얼마나 컸던지 회사 이름을 저녁식사(Diners)와 동료(club)란 의미를 합해서 만들었던 것. 이렇게 작은 불편 하나에서 출발한 신용카드는 최초 회원 200명과 14개 가맹점으로 출발해 오늘 날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7월 신세계 백화점이 자사제품 판매증진을 위해 2당사자체제의 고객카드(customer card)를 발급하며 신용카드가 처음 도입된 이후, 1978년 외환은행이 VISA International과 제휴를 통해 해외여행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그 후 1980년 국민은행이 카드영업을 개시하고, 1982년 조흥은행 등 5개 은행이 공동 출자해 은행신용카드협회(BC카드)를 설립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카드영업이 시작됐다. 외국계카드사로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와 다이너스클럽(Diners Club)이 각각 1980년과 1984년 국내에 진입해 신용카드를 발급하게 됐다.

이후 25년 이상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 신용카드 발급좌수는 1억372만좌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무려 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일본의 경우 1960년 12월에 일본교통공사와 후지은행이 공동설립한 일본 다이너스 클럽에 의해 발행된 다이너스클럽카드가 시초다. 이어 1961년 산와은행 등 6개 은행이 저팬 크레딧뷰로를 설립해 제이씨비 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고, 1970년 이후에는 유명 백화점들이 크레디트 사업에 참여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최근에는 제이씨비 등이 비자, 마스터 등과의 제휴 이외에도 독자적으로 외국은행과 제휴하거나 해외 지역에 직접 진출하는 등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서 힌트를 얻어 발견한 과학의 발견처럼, 신용카드도 한 개인의 불편한 경험에서 그 유래가 시작됐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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