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교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연구진에 의해 가뭄 등 열악한 환경을 견디는 식물 호르몬 수송체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가뭄이나 사막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식물 재배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팀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식물이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호르몬인 '아브시스산'을 운반하는 수송체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아브시스산'은 열악한 환경에서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세포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를 운반하는 수송체는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Global Research Lab) 사업'과 '21세기 프론티어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美국립과학원 회보(PNAS)' 18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교과부에 따르면 연구팀은 수분 부족, 고염도, 추위, 더위 등으로 인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산되는 호르몬인 '아브시스산'의 흡수를 조절하는 수송체 'ABCG40'의 존재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영숙 교수팀은 'ABCG40' 유전자를 발현하는 식물은 가뭄에 잘 견디면서 성장하는 반면, 'ABCG40' 유전자를 발현하지 않는 돌연변이체 식물은 가뭄을 견디지 못해 시든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ABCG40'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아브시스산'을 세포 안으로 빨리 흡수해 세포 안의 다른 스트레스 내성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아브시스산 수송체를 조절하면 가뭄이나 스트레스에 강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숙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수분 부족 뿐 아니라 염도가 높은 환경이나 다른 스트레스 상황에도 잘 견디는 식물을 재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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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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