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율 교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연구진이 사람의 제대혈 줄기 세포를 이용해 개의 급성 척수손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제대혈 줄기세포의 중추 신경 재생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건국대는 수의과대학 김휘율 교수팀이 사람의 탯줄혈액(제대혈)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척수마비 개에게 이식, 급성 척수 손상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과학전문 저널(Journal of neurosurgery Sp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척수 손상 연구는 주로 쥐(rat)를 이용했으나 쥐의 경우 일부 자발적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좀 더 인간과 유사한 고등동물을 통한 줄기세포의 치료효과 규명이 필요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개는 척수의 구조가 흰쥐에 비해 사람과 유사하며 이번 연구에서 척수 손상 후 줄기세포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자발적 회복이 불가능 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줄기 세포 이식은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김휘율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사람의 제대혈 줄기 세포를 개에게 이종 이식하고도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히는 동시에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 측은 제대혈 줄기 세포는 윤리적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대량으로 보관이 가능해 급성 척수 손상 환자의 경우 저장된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척수가 손상된 후 제대혈 줄기 세포 치료를 받은 개에서 80% 이상 운동 기능 회복을 확인했다"며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사용해 이식된 줄기 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팀은 줄기세포의 이식을 수술 없이 간단히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해 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시켰다. 현재까지 척수마비 치료를 위해서는 외과적인 수술 요법이 사용돼 여러 가지 합병증 등 감염의 위험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 주사를 통해 손상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 제대혈 줄기 세포를 개에 이식하면 척수 손상을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이식된 줄기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것을 밝힌 것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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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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