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현대증권 글로벌리서치 연구원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이 심상치 않다. 최근 전 세계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러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러시아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6.6%(1월25일 기준)을 기록했고 1년 수익률은 무려 156%에 달한다. 위기 국면에서 끝없는 추락을 보이던 때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이 원인일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러시아 증시의 하락폭이 워낙 컸던 것에 있다. 최근 러시아 증시 상승세의 일차적인 원인은 저평가 매력의 부각일 것이다. 현재 러시아 증시 가격 수준은 지난 5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의 0.92배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러시아 증시는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할인 거래되는 면이 있다. 서방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 등으로 인한 러시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산술적인 면에서 러시아 증시의 수준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점 대비 주가복원 정도를 준거점으로 삼는다면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러시아 증시는 전고점 대비 60%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90%를 넘는 브라질ㆍ인도네시아와 80% 수준인 인도ㆍ한국 등에 비해 아직 회복정도는 약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증시의 추가 상승여력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판단된다.
　
고무적인 부분은 러시아 기업들의 이익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에너지로 대표되는 러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이다. 즉 국제유가 강세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은 러시아 기업들의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러시아 증시의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이다.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 펀드 역시 당분간 양호한 수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미운오리 새끼였던 러시아 펀드가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투자자들이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러시아 펀드가 다른 이머징 국가 투자 펀드에 비해서도 변동률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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