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사상 초유의 리콜 사태를 겪고 있는 도요타의 1월 매출에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사들이 도요타의 위기를 기회로 시장점유율을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 도요타 본사에서 뒤늦게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abc뉴스는 2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도요타의 1월 매출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지역 자동차 판매와는 대조적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1월 마지막 주 캠리와 콜로라스 등 가장 인기 있는 차종들을 포함한 제품 생산을 중단한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측은 지난 1일 문제가 된 가속 페달에 대한 해결책을 발표했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데다 완벽 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이번 리콜 사태와 함께 강력한 경쟁자 GM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도요타의 매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애론 브래그만은 "도요타의 이번 리콜 사태는 1월 뿐 아니라 올 한 해 동안 내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요타가 고전하는 시기는 다른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GM, 포드, 크라이슬러,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회사들은 도요타 고객들이 자사의 차량으로 변경할 경우 1000달러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발 빠르게 나섰다.

JD파워의 부사장 데이비드 역시 도요타가 단기적으로 2월 시장 점유율에서도 상당한 손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1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도요타의 명성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향후 얼마나 더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인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도요타는 안정성과 품질을 내세운 마케팅을 해왔다.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침체에 빠졌던 자동차 산업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도요타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경쟁자들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1050만~1100만대로 늘어난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동월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은 960만대였다.

한편 도요타는 이날 도미노 리콜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본사 차원의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신이치 사사키 도요타 부사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요타는 결함이 발견된 페달 수리를 위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에서 18만대를 추가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가속 페달이 운전석 매트에 걸리는 문제로 리콜에 들어간 차량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소한 760만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에 들어간다.

도요타는 이번 리콜로 인해 최소 20% 이상의 매출과 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사사키는 "과거에도 우리는 리콜 뒤 매출이 20% 이상 떨어진 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리콜은 그때보다 더 큰 매출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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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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