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서울시 도봉구 H내과의 김모 의사는 환자들의 진료시간 틈틈이 HTS를 켜서 재테크를 한다. 환자를 대할때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지만 컴퓨터 앞에서는 짬짬이 틈이 날 때에만 매수-매도 주문을 누르는 직장인 개미다.
　
증권가에 '하얀 가운' 열풍이 불고 있다. 고소득층이지만 재테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의사들만을 위해 특별한 서비스를 내놓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주치의'라는 개념을 금융서비스에 접목시켜 건강검진,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증권사도 있다.
　
동부증권은 분당지점에서 지난해 말(12월)부터 닥터스 팀을 운영, 고소득층 의사들만을 위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의사들만 가입이 가능한 공격투자형 상품 '닥터랩'을 출시, 부유 고객 수준에 맞게 최소 가입금액을 5000만원으로 설정하면서 1인당 평균 투자 금액이 1억8000만원에 달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의사들이 재테크 할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가 세금인데, 닥터랩이 비과세 상품일 뿐 아니라 세금, 법률분야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 만족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경훈 동부증권 닥터스팀 팀장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랩은 개설 후 가입자가 13명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1인당 평균 가입 금액이 1억8000만원으로 일반 상품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사들 대부분이 여유자금이 많다 보니 닥터랩 가입 후 채권, ELS, DLS 상품 등에 추가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 세금ㆍ법률, 보험, 대출, 부동산 등 의사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들 대부분은 시장 수익률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안정적 수익에 세제 혜택이 포함된 재테크 상품을 원한다. 그는 "닥터스팀은 이를 만족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코스피200 종목으로 운용되는 닥터랩은 지난 4일 기준 수익률이 5.64%로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대비 8.73%의 초과 수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동부증권은 닥터랩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운용 규모를 소규모로 가져갈 계획이다. 최대 100억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약 25% 정도가 채워진 상황.
　
닥터스팀은 의사들만 모아놓고 한 달에 한 번씩 투자설명회를 진행, 참가자에게 프로골퍼 레슨 혜택을 주는 등 의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대신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금융주치의'가 되겠다는 전략으로 지난 5일부터 펀드 건강진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펀드 건강진단 체험이벤트'를 다음 달 말까지 실시한다.
　
주치의가 환자에게 치료를 해주는 것 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여러 금융기관에서 거래하고 있는 펀드에 대한 운용성과와 위험 등을 분석, 진단해주고 시장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바탕으로 알맞은 펀드와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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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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