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정부가 만드는 자료들을 보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련부처로부터 일자리 창출 방안을 보고받은 후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도 한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해본 엘리트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책을 위한 정책, 보고를 위한 보고서는 절박한 사람들을 더 갑갑하게 할 뿐이다"며 "자신들의 위치에서가 아니라 일자리를 찾는 절박한 사람들의 심정으로 정책을 고민하고 자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직업교육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면서 "시대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변화된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이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발상의 전환을 다시 한번 요구한 것으로, 공무원들에게 더욱 분발해서 치열한 정신으로 업무를 해달라는 당부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민간과 최대한 협조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정부가) 민간의 세세한 영역까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비효율을 부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물론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다 챙겨줄 수는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자활노력이다. 정부의 역할은 필요한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 "기대수준에 맞지 않는데 가느니 차라리 취업 않겠다는 생각은 보다 적극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활을 위해 애쓰는 선진국들의 분위기도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유연근무제와 관련 "유연근무제는 '복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정부는 우선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면서 "이 또한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복지부와 여성부, 노동부 등 관련부처가 유연근무제에 대해 각각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만큼 더 많은 협의를 통해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는 뜻이라고 박 대변인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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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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