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차, LG, 한화, SK 등의 대기업그룹의 금융업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대기업들의 변화가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간에 합의됨에 따라 4월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 그룹중 보험사를 포함해 3개 이상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거나 또는 금융계열사의 자산규모 합계가 20조원 이상인 경우 중간지주사를 설립해야만 한다.

이에 해당되는 대기업들은 삼성ㆍ현대차ㆍ롯데ㆍ한화ㆍ동양ㆍ동부그룹.

증시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유도, 지주회사 할인율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와 한화 등이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전환과정을 통해 각각 금융계열사가치 재발견과 현금유입으로 관심종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그룹은 SK증권을 매각없이 금융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정책적 판단이 가능해질 수 있게 됐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증권은 손자회사임을 감안해 SK네트웍스가 보유 중인 SK증권을 인적분할, 별도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혹은 SK홀딩스가 SK증권을 매입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LG, GS 등 금융계열사가 없는 지주회사 역시 필요에 따라 금융업에 진출해 기존 제조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가 이뤄질 수 있다.

현대차와 한화 그룹 등은 금산분리완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원활해질 뿐 아니라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금융업의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그룹은 현대캐피탈, 카드 등이 그룹의 필수사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금산분리완화는 지주회사 전환의 선제조건"이라며 "현대차가 보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을 인적분할 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현대차 주주는 그동안 가치평가에서 소외돼온 우량한 금융지주회사 주식을 보너스로 보유하게 돼 일차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시 현 지배구조에서 대한생명의 지분을 분할해 중간금융지주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대한생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개선과 신규사업 확장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대한생명 상장 후 한화그룹의 지분율은 57%에 이르러 경영권 안정화를 고려하더라도 17~27%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 대한생명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9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1조3000억~2조원의 현금유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오진원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일반지주회사의 금융계열사 지배 불가로 인해 대한생명 지분 보유에 따른 불이익이 존재했던 상황이었고 대한생명 역시 최근 한화증권으로부터 한화투신을 매입했다"며 "지난해 말 한화손보와 제일화재를 합병하는 등 금융부문의 통합과정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법 개정시 한화의 지주회사 전환, 대한생명의 인적분할을 통한 비은행 지주회사 설립 가능성 역시 점증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어 "비은행 지주회사 설립시 금융 계열사간 고객 정보 공유 및 후선부서 업무 통합, 임원 겸직 등 금융사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규제완화는 한화그룹의 금융부문 강화라는 전략 추진에 가속력을 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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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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