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년 칠레 2곳에 총 20.4MW 발전설비 설치
8.8 강진과 200차례 여진에도 정상 가동, 재난 복구 핵심 역할
아이티 지진, 쿠바 허리케인도 걱정 없어

칠레 대지진 진앙지 부근 쿠리코 지역에 설치된 현대중공업의 이동식발전설비(PPS)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이동식발전설비(PPS)의 기술력이 아이티에 이어 칠레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현대중공업은 칠레에 설치한 PPS가 최근 진도 8.8의 강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가동됐다고 15일 밝혔다.

이 설비들은 진앙지인 콘셉시온시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쿠리코와 북동쪽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각각 지난 2008년 10월과 2009년 5월 총 20.4MW 규모(주택 2만 가구 사용분)로 설치된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유명한 쿠리코 지역은 이번 강진으로 주요 건물과 주택, 도로, 전력망 등이 파괴되며 도시 기능이 마비됐지만, 현대중공업의 이동식발전설비가 가장 먼저 전력을 공급하며 지진 피해 복구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칠레는 지난 2월 27일 강진 이후에도 1주일 새 무려 2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해 전력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PPS는 약 12m(40피트) 길이 컨테이너 내에 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들을 담은 소규모 패키지형 발전기다. 설치와 이동이 편리하며 가격이 저렴한 중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칠레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설치된 현대중공업의 이동식발전설비(PPS)

현대중공업의 PPS는 지난 1월에도 7.0 리히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지에서 유일하게 정상 가동되며 전력을 공급했다.

또한 쿠바에 1000MW 규모로 설치된 이동식발전설비는 지난 2008년 9월 쿠바를 강타한 허리케인 구스타프에도 전혀 피해 없이 제 성능을 발휘해 전력이 부족한 쿠바의 10페소 지폐에 ‘에너지 혁명’이란 이름으로 제품이 도안되기도 했다.

유승남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장은 “어떤 곳에서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PPS의 기술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섬과 사막 등 지형적인 문제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현대중공업 PPS는 쿠바, 브라질, 칠레, 이라크 등 중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지금까지 18개국에 700여 대가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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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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