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 속에 전 세계 기업들의 윤리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견해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속경영임원협의회(의장 진영채 교보생명 전무)는 18일 미국기업윤리임원협의회(ECOA) 케이스 달시 사무국장을 초청해 제2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기업 책임-잃어버린 10년으로부터의 교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케이스 달시 사무국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 내 비윤리적 행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윤리 경영 담당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발생한 엔론, 월드콤 등 분식회계와 뮤추얼펀드 업계의 불법 거래 스캔들 등 비윤리적 기업 경영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미 10년 전부터 회계 부정, 과열된 자본 시장, 규제 당국과 내부 감사시스템의 실패 등과 함께 이른바 '탐욕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가 본격화된 이후에는 기업 부정ㆍ부패 사건들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언스트 앤 영(Ernst&Young)이 22개 국가의 주요 기업 경영진 22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의 55%가 금융 위기 상황에서 기업 부패 문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 추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내 압박 때문에 기업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달시 사무국장은 이러한 윤리 경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건전한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해 잠재적 부패, 비윤리 행위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얻게 된 교훈으로서 성공적 윤리 경영 실천 과제 10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이날 초청 강연 후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달시 사무국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준 자신감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전경련과 미국기업윤리임원협의회 두 기관의 교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윤리 경영, 기업의 CSR 활동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대응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전경련과 미국기업윤리임원협의회는 지난 2008년 5월 양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윤리 경영, CSR 분야에서 교류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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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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