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최근 그리스 등 남유럽 피그스(PIGS,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는 신뢰성의 위기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2년' 국정성과평가 전문가토론회에서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는 재정위기 이전에 신뢰성의 위기"라면서 "과거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여서 발표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정부와 기업을 막론하고 개인에게도 '투명성'과 '시장과의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시장과 정부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시장참가자들이 상대방을 불신한다면 시장 메커니즘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장관은 남유럽 국가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가 장기간 포퓰리즘의 폐해에 기인한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윤 장관은 "남유럽의 고부채국가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가 장기간의 포퓰리즘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임금삭감과 사회보장지출 감축, 세수확충 등 재정건전화 계획을 발표하면 공공부문 노조가 파업을 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어 "이는 경제주체들이 혜택은 누리되 그에 따르는 부담이나 책임은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온 데 따른 것으로 결국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면서 "포퓰리즘적 정책은 한번 시행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학습효과를 통해 다른 방면으로 악영향을 퍼뜨린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윤 장관은 "이번 위기의 교훈 중 하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근면과 성실, 자기책임 및 절제 등 자본주의 근본원리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로 선진국에 대한 반면교사를 통해 위기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최근 최근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과 관련 "위기이후 신흥강국의 부상에 따른 세계경제의 질서변화, 자국 산업의 어려움에 대응한 정치경제적 고려, 세계경제의 재균형화를 둘러싼 입장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장관은 "대부분 선진국이 과도한 재정적자와 경상적자, 금융시스템 규제체계 미흡, 자산버블 및 높은 실업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주요선진국들을 따라가기에 바빴다면, 이제부터는 선택적으로 배울 것은 배우되 부정적인 측면은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 면에서 우선 정부와 시장 기능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건전성과 강화된 금융안정시스템 등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지나친 대외의존성과 인구고령화, 성장잠재력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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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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