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CTO(최고기술책임자)에서 국가CTO로 변신한다. 반도체의 신성장론인 '황의 법칙'을 통해 삼성반도체를 세계 초일류로 이끈 주역 중 한명인 그는 이제 연간 4조4000억원에 이르는 지식경제 R&D의 총괄책임자로서 새 길을 걷는다.

2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황창규 전 사장은 R&D지원체계를 관(官)에서 민(民)주도로 바꾸는 핵심기구인 국가전략기획단장으로 확정됐다. 국가전략기획단은 지경부 R&D예산을 배분하고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황 전 사장과 공동단장을 맡는다. 전략기획단은 단장 아래 전현직 CEO, CTO 출신의 투자관리자(MD)와 산학연 전문가 등 15인이 참여해 지경부 R&D의 투자방향과 사업구조조정 등을 결정한다. 지경부에서도 산업경제실 등의 실무 공무원들도 실무를 맡지만 공무원에게 의사결정권은 없도록 해 사실상 단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전략기획단 사무국은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그의 단장임명이 확정되면서 주력 기간산업, 정보기술, 에너지, 융합 신산업, 부품소재 등 5대 부문의 MD인선작업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경부는 MD에도 민간 기업에서 CEO, CTO 등을 역임한 임원출신을 모집할 계획이다.

최 장관과 황 전 사장의 쌍두마차로 운영되는 국가전략기획단은 우선 현재 92개 사업 4000여개 과제로 잘개 쪼개진 R&D사업을 35개 사업으로 통폐합하게 된다. 이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10대 미래산업 선도기술개발(Future Flagship Program)사업을 챙긴다. 이 사업은 과제당 총 사업비가 최대 3000억원(정부지원 50%이내)의 초대형 국책과제로 지경부는 향후 7년간 총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연말까지는 연구계와 공동으로 글로벌 新산업질서 형성에 대응하고,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산업·기술 비전2020'을 수립한다. 전략기획단은 처음에는 대형과제, 주요과제부터 담당하고 추후에는 모든 지식경제 R&D과제를 맡는다.

황 전 사장에 대한 예우는 파격적이다. 기본 임기는 3년이나 연임 가능성도 높다. 기본 연봉은 3억원에 성과급 별도. 삼성전자 시절 받은 연봉(10억원 이상 추정, 성과급 별도)에 비하면 훨씬 못미치지만 업무추진비와 차량제공, 수행비서 제공 등을 포함하면 금융공기업 수준이다. 최경환 장관도 "(단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해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황 전 사장은 지난 1978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 미국 인텔 자문역 등을 역임했다.1991년부터 삼성전자에 합류해 반도체 신화를 만들었고 2000년부터는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아 삼성반도체를 세계 1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인 '황의 법칙'을 발표했고 2007년까지 황의 법칙을 증명했다. 삼성전자 CTO를 맡던 지난해 1월 후배양성을 위해 용퇴했으며 현재까지 상담역을 맡고 있다.

■황창규 신임 국가전략기획단장 프로필
1953년 부산 출생. 1972년 부산고, 1976∼78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석사,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UMASS) 대학원 전자공학 박사, 198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 1987년 미국 인텔사 자문, 1989년 삼성 입사, 1991년 삼성반도체 이사, IEDM Memory분야 Chairman, 1999년 삼성전자 메모리담당 대표이사 부사장, 2004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2008년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겸임, 2009년 삼성전자 상담역, 現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최고회원,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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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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