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재미교포 케빈 나(27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ㆍ사진)의 분전이 못내 아쉬웠다.

케빈 나가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와 2타 차로 간격을 좁힌 채 폭우로 경기가 중단돼 국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잔여경기. 케빈 나는 남은 4개홀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꾸며 제자리걸음을 걸어 역전에 실패했다. 엘스가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케빈 나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0ㆍ7239야드)에서 속개된 경기에서 16번홀(파5) 버디를 앞세워 엘스와 1타 차로 따라붙었다. 케빈 나에게는 그러나 남은 홀이 너무 적었다. 케빈 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오히려 '파온'에 실패하며 보기를 범해 에드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공동 2위(9언더파 279타)를 허용했다.

엘스는 4개 홀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 2타 차 우승(11언더파 277타)을 지켜냈다. 엘스는 특히 1타 차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던 17번홀(파3)에서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벙커 샷을 홀 2.5m에 떨어뜨린 뒤 파세이브에 성공해 위기를 벗어났다.

엘스는 이로서 2주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CA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통산 18승째를 일궈냈다. 우승상금이 108만 달러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넘버 1' 경쟁을 펼치며 '우즈 방어군'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엘스로서는 무엇보다 우즈의 복귀를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 이번 마스터스에서 우즈와의 '라이벌전'이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전날 경기를 마무리한 '탱크' 최경주(40)는 한편 공동 17위(2언더파 286타)를 확정해 다음달 8일 개막하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에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자격으로 2003년 이래 8년 연속 출전을 확정지었다. 최경주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45위에 올라 지난주에 비해 두 계단이나 더 뛰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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