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31일 한주호 준위의 순직과 관련, "지금 우리나라 해난구조대나 UDT 등 특수요원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대부분이 80년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장비 부족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인 한주호 준위는 어쩌면 희생되지 않아도 될 분이었는지 모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특히 "잠수복이 문제다. 수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에 젖지 않는 드라이 슈트를 입어야 하는데, 물에 젖는 웹 슈트를 착용하게 함으로써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면서 "예산 때문에 200만원 가까이 하는 드라이슈트를 입히지 못하고 30만원 정도 하는 웹슈트를 입혔다는 사실"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잠수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감압챔버는 사고 현장에 단 1대밖에 없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만일 사실이라면 우리의 영웅 한주호 준위에게 우리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세계 경제 10위권의 국가이고 최첨단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에서 단 돈 몇 푼이 없어서 특수대원들을 생명의 사각지대로 몰아넣어야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전파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도 정보를 인식하는 RFID 조끼를 해군장병들에게 입혔더라면 오늘과 같은 혼란과 희생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구조작업에도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적인 철학이 투영돼야 한다"면서 "장비도 제대로 갖추어 주지 않고,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태풍 같은 유속이 흐르는 바다 속으로 특수대원들을 들여보내는 것은 제2, 제3의 한주호 준위와 같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사고가 난 지 벌써 엿새째인데, 그 준비도 안 하고 도대체 이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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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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