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방송 3사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KBS2 '신데렐라 언니'가 정상에 올랐다.

지난 달 31일에는 '신데렐라 언니'와 MBC '개인의 취향' 그리고 SBS '검사 프린세스'가 동시에 첫 방송됐다. 치열한 경쟁 속에 먼저 웃은 작품은 '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는 전국 시청률 15.8%(이하 AGB닐슨 집계)을 기록, '개인의 취향'(12.5%)과 '검사 프린세스'(8%)를 제쳤다.

'신데렐라 언니'가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배우 문근영의 연기 변신이 성공적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방송 전 일각에서는 문근영의 연기변신에 우려를 표했다. '국민 여동생'이란 착한 이미지가 까칠한 캐릭터 연기에 방해된다는 것.

하지만 문근영은 첫 방송에서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켰다. 문근영은 이날 '신데렐라 언니' 은조를 완벽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맡은 은조는 마음을 꽁꽁 닫아둔 채 꿈도, 희망도, 사랑도 믿지 않은 채 살아가는 방어적 캐릭터다. 문근영은 '신데렐라 언니' 첫 방송에서 착한 이미지를 벗고 까칠하고 폐쇄적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지금까지 보여 왔던 문근영의 선한 눈동자는 독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항상 밝게 웃고 있던 입은 서늘하고 독기 있는 말투로 변했다.

중년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점도 '신데렐라 언니'가 1위 자리를 차지한 이유 중 하나다.

'개인의 취향'과 '검사 프린세스'는 젊은 배우들의 톡톡튀는 연기와 신선한 소재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20대 여성들을 공략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은 동성애자 룸메이트를 원하는 개인(손예진)과 우연히 동성애자로 오인 받아 개인의 룸메이트가 되는 진호(이민호)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검사 프린세스'는 의상학과를 졸업한 마혜리(김소연)가 검사가 돼 가는, 일명 한국판 '금발이 너무해'를 그렸다. 때문에 두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은 20대.

반면 '신데렐라 언니'는 문근영, 천정명, 서우의 로맨스에 이미숙과 김갑수의 로맨스를 첨가해 중년 시청자들의 이목도 집중시키기에 성공했다.

이날 중견배우 이미숙은 문근영의 어머니로 등장, 남자 한명 잘 만나기를 꿈꾸는 '속물'을 연기했다. 속물 근성을 숨기고 부자 김갑수를 유혹하기 위해 조신한 여인으로 변신, 팔색조 연기를 뽐냈다. 김갑수 역시 일적으로는 매섭지만 여자한테는 '쑥맥'인 모습을 완벽히 소화했다.

마지막으로 동화 '신데렐라'를 '언니'의 시선으로 재조명한다는 소재가 신선했다는 평가다.

드라마 '피아노'와 '봄날' 등을 통해 사랑이라는 정서를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규한 작가의 집필력은 '신데렐라 언니'에서도 빛났다.

'신데렐라 언니'는 첫 장면부터 언니 문근영의 시선에서 시작됐다. 이 드라마는 문근영이 신데렐라 집인 서우의 집안에 발을 들여놓기 까지 과정을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빠르게 전개됐다.

문근영이 처한 상황과 감정 상태를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설명해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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