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스웨덴에서 한 넝마주이가 1200만 크로나(약 17억 원) 상당의 재산을 남겨 화제.

스웨덴 영자신문 ‘더 로컬’은 깡통과 빈 병을 모으면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으로 근근이 살다간 쿠르트 데게르만이 사망 당시 남긴 재산 가치가 1200만 크로나에 달한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부르크 쿠르트’(깡통 쿠르트라는 뜻)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그는 주식투자의 귀재였다고.

종잣돈은 물론 깡통과 빈 병을 팔아 모은 푼돈이었다.

데게르만은 스웨덴 북부 베스테르보텐주(州)의 항구도시 셸레프테오에서 더러운 청재킷과 낡아빠진 바지 차림으로 깡통과 빈 병을 줍고 다녔다.

찢어지게 가난한 데게르만이 시립 도서관에서 경제신문 속에 파묻혀 증권시장 기사를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모습이 이웃들에게 심심찮게 목격되기도 했다.

데게르만의 한 사촌에 따르면 “그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서관으로 향한 것은 신문 값이 아까워서였다”고. 그는 곧 주식을 꿰뚫게 됐다.

데게르만이 2008년 60세로 사망했을 당시 뮤추얼펀드에 묻어놓은 투자 가치는 800만 크로나를 웃돌았다.

게다가 은행에 260만 크로나 상당의 금괴 124개가 보관돼 있고 통장에는 현금 4만7000크로나가 남아 있었다. ‘깡통 쿠르트’에게는 집도 있었다.

데게르만은 모든 재산을 사촌에게 물려줬다. 사실 사촌은 데게르만을 정기적으로 찾아볼 정도로 그에게 무척 신경 썼다고.

그러나 스웨덴 법에 따르면 데게르만의 재산은 삼촌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이렇게 해서 삼촌과 사촌 사이에 유산 다툼이 일게 됐다.

데게르만의 사촌과 삼촌은 최근 유산 분할에 합의했다. 하지만 정확한 분할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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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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